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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과 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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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 김시현 2024. 8. 27.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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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은 42.195km를 한 번도 쉬지 않고 달린다. 
 
누군가는 42.195km를 달리는 것을 2시간 7분에 완수하지만
 
누군가는 평생 1km조차 뛴 적이 없다.
 
마라톤 선수는 밥먹고 뛴다.
 
밥 먹듯이 뛴다.
 
뛰기 위해 밥을 먹을지도 모르고
 
밥을 먹기 위해 뛸지도 모른다.
 
어쩌면 목표 달성은 아주 단순할지도 모른다.
 
밥 먹듯이 하면 된다.
 
하루 세끼 밥 먹는데 걸리는 시간이 30분씩 3번이라면
 
남들이 하기 어려운걸 30분씩 하루 세 번 하면 된다.
 
그러면 남들이 평생 도달하지 못한 곳에 갈 수 있다.
 
누군가는 42.195km를 밥 먹듯이 달리지만
 
누군가는 평생 1km조차 달리지 못한다는 것은
 
밥 먹듯이 꾸준하게 해온 일이 없다는 뜻이다.
 
하루에 세끼 꼬박 밥을 먹듯이 하루에 세 번 꼬박 무언가를 하지 않는다면 원하는 것을 이루지 못할 것이다.
 
하루에 세 끼는 꼬박 챙겨 먹으면서
 
다른 일은 꾸준하게 하지 못한다.
 
하다말다 중간에 쉬고, 그런다보니 습관이 안되고, 다시 습관을 만드는데 큰 에너지가 소모된다.
 
사정이 그렇다 보니 늘 실력은 제자리를 맴돈다.
 
매일 계획만 세우고 결심만 하다가 1km조차 뛴 적이 없다.
 
 
평생 1km도 뛰지 못하는 삶이 되어버리고 만다.
 
평범한 사람이 1km도 뛰지 못하는 사이
 
마라토너들은 지구를 몇 바퀴를 돈다. 
 
그들은 밥을 먹고 뛰기 때문이다. 
 
비가 와도 뛰고 눈이 와도 뛴다.
 
그런데 평생 1km도 뛰지 않는 사람들은 
 
운동화를 사도 뛰지 않고
 
날씨가 좋아도 뛰지 않고 
 
기분이 안좋아서 뛰지 않고
 
우울해서 뛰지 않고
 
상황이 안좋아서 뛰지 않고
 
개인적인 사정이 생겨서 뛰지 않고
 
바쁜 일이 생겨서 뛰지 않고
 
밥을 먹어도 뛰지 않는다.
 
평생 1km조차 뛴 적이 없는데 자신만의 속도로 가고 있다고 한다. 
 
 
밥을 먹고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면
 
우리의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
 
밥 먹듯이 하는 일이 무엇인가?
 
평생 밥은 하루 세끼 챙겨 먹었지만
 
밥을 먹듯이 해온 일은 무엇인가?
 
 
밥을 먹고 
 
방황하고
 
밥을 먹고 
 
기복을 타고
 
밥을 먹고
 
도망다니기 바쁜데
 
매일 밥은 꼬박꼬박 먹는다.
 
 
누군가 밥 먹듯이 해온 일은 무엇이냐고 물으면
 
방황하고, 기복을 타고, 도망다니는데 밥 먹은 기운을 다 썼다고 말할 수는 없는 일 아닌가.